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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랜트 최불암선생님 별세소식이 있다. 송해선생님때보다 더 심정이 복잡하다.

일상생활
작성자
Ch***********
작성일
2026-10-31 09:27
조회
3

한 사람씩 떠날 때마다, 나의 삶을 돌아본다

한 분, 한 분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예전에는 그저 안타깝고 슬픈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 슬픔이 남의 일 같지만은 않다.

‘나도 이제 늙어가는구나.’

2022년, 송해 선생님께서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곳 족보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이제 내 삶의 마지막을 준비해야겠구나.’

그때는 막연하게 느껴졌던 생각이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현실로 다가온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들, 한 시대를 함께 살아온 이들이 하나둘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된다.

돌이켜보면 참 열심히 살아왔다. 먹고살기 위해 애썼고, 가족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젊은 날에는 앞만 보고 달렸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세월은 저만치 흘러가 버렸다.

그런데 막상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나는 무엇을 이루며 살아왔을까? 열심히 살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을까? 내 사정이 급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적은 없었을까?

생각은 가장 가까운 집사람에게로 향한다.

별것 아닌 일에도 욱하는 성격을 참지 못해 마음 아픈 말을 하지는 않았을까. 밖에서는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는 얼마나 따뜻했을까.

그때 조금만 참았더라면, 한마디만 다정하게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젊을 때는 미안하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나중에 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나중이라는 시간이 언제까지나 기다려 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최불암 선생님의 인터뷰에서 꿈과 삶의 의미를 이야기한 대목이 마음에 남는다. 그는 꿈이 있어야 인생이 맛있다고 이야기했다. 나이가 들어도 삶을 향한 꿈과 마음을 놓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된다.

나에게 이제 무슨 큰 꿈이 더 필요하겠는가. 거창한 성공이나 대단한 업적보다는 남은 날들을 조금 더 따뜻하게 살아가는 것이 작은 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 사람씩 떠날 때마다 그분들의 삶을 생각해 본다. 그분들도 나처럼 가족을 걱정하고, 먹고살기 위해 애쓰며, 기쁜 날과 슬픈 날을 견디면서 살아오셨을 것이다. 이루지 못한 꿈도 있었을 것이고, 끝내 전하지 못한 말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살아온 사람들이 어느 날 세상과 작별한다.

떠난 뒤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살아생전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지, 얼마나 높은 자리에 올랐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질 것이다. 하지만 건네주었던 따뜻한 말 한마디, 힘들 때 내밀어 주었던 손길, 함께 웃었던 추억은 누군가의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

어쩌면 삶이란 무엇을 얼마나 많이 이루었느냐보다, 누구의 마음에 어떤 사람으로 남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부고로 전해질 것이다. 누군가는 내 이름을 보며 잠시 손을 멈추고, 누군가는 함께했던 날들을 떠올릴 것이다.

그날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내게 주어진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지나온 삶을 후회만 하며 살고 싶지는 않다. 부족한 점도 많았고 잘못한 일도 있었겠지만, 그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나 자신도 이제는 조금 이해해 주고 싶다.

그리고 남은 날들은 조금 덜 화내고, 조금 더 이해하며,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내 곁을 지켜온 집사람에게 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한 사람씩 떠날 때마다 마음은 아프고 생각은 깊어진다. 그러나 그 슬픔은 내게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 준다.

오늘 곁에 있는 사람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함께 밥을 먹으며 웃을 수 있다는 작은 행복에 감사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놓치지 말아야 할 소중한 일일 것이다.

언젠가 나도 이 세상을 떠나는 날, 내 삶이 얼마나 화려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나로 인해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행복했기를, 나와 함께했던 시간이 따뜻한 추억으로 남기를 바랄 뿐이다.

한 사람씩 떠날 때마다 나는 나의 삶을 돌아본다. 그리고 아직 내게 남아 있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아직 늦지 않았다. 살아 있는 동안 조금 더 사랑하고, 조금 더 이해하고, 조금 더 따뜻하게 살아가자.

먼저 떠나신 분들을 기억하며, 오늘도 조용히 마음속으로 다짐해 본다.

내 삶의 마지막 페이지에 후회만 남기기보다는, 누군가의 가슴에 작은 온기 하나라도 남길 수 있기를 바라면서... 2026.10.30

송가컴 "족보"게시판 : 송해선생님 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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